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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에 흐르듯
창가에 내리는 비는 연인의 눈물처럼 와요 까만 속눈썹이 어여쁜 연인의 눈망울이 젖어요. 유리창에 하얀 빗방울은 떠나버린 연인의 눈물인가 가슴을 파고드는 차갑도록 슬픈 눈물 칵테일처럼 마셔 버리면 어느새 그리움은 취하는 꽃 꿈이네. 나뭇잎은 바람 편에 말을 걸어오고 안개등은 추억처럼 내 곁에 머물러요 쓸쓸히 떨어지는 꽃잎이 꽃 향기가 빨간 연인의 입술처럼 스치면 하염없이 쓸려가는 내 사랑의 꽃 무덤이여 ! 희미한 가로등 불빛아래 참을 수 없도록 젖어가던 두 가슴 아~ 비에 젖은 연인아! 어떻게 잊을까 그 밤의 전율처럼 창밖에 비가 내리면 빗속을 걸으며 잃어버린 우산을 찾네. 창가에 내리는 비는 연인의 걸음처럼 와요 유리구도 신고 꽃 같은 연인의 머리결처럼 내려요...
화가는 별을 보고 그림을 그리고 시인은 별을 보고 시를 쓰겠지만 나는 별을 보고 추억에 젖습니다. 여름이 오고, 또 밤이 오면 밤바람 시원한 창가에서 어린 날의 눈망울처럼 초롱초롱한 별을 바라봅니다. 웃고 있어요. 별도 나도 유난히 내 눈에 빛나는 별 하나 나를 알고 있나 봅니다. 퍽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별 잊지 않고 기억해줘서 고마운 별. 밤마다 별을 심은 적이 있었지요. 어른이 되면 그 별을 꼭 따오리라 믿으며 우정의 별로 일기를 쓰고 사랑의 별로 편지를 쓰고 소망의 별로 꿈을 꾸던 나이 세월은 흘러도 별은 늙지 않고 어느덧 나는 중년이 되었지요. 눈물의 별로 술을 마시고 추억의 별로 커피를 마시는 나이 이제야 비로서 깨닫게 되었지요. 별은 따오는 것이 아니라 그리워하며, 이렇게 그리워하며 그저 ..
우리가 이제 것 살아온 인생 중에서 즐거워 웃는 날이 얼마나 있었던가. 남을 속이고 나 자신에게 죄만 짓고 살아온 날이 더 많았을 것이다 장사하는 사람 자기 물건 나쁘다고 안할 것이고 직장에서 동료 미워해 본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하고 초심을 버려서는 더욱 안 되며 항상 사람으로서의 근본을 지켜야 하고 인간의 도리를 다해야만 한다. 갖은 자는 편안함에 안주하겠지만 없는 자는 조금 불편하다는 차이만 있을 뿐 똑 같은 인간임에는 분명하다. 다만 누가 얼마나 보람되게 인생을 살다가 눈을 감느냐가 중요할 뿐이다. 인간은 병이 들어 고통을 받을 때서야 뉘우치고 반성하게 되며 세월 흐른 뒤에 아무리 후회해 본들 소용이 없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없어져도 분명한 것은 물은 말없이 그 자리에서 ..
어찌 그럴 수 있겠습니까 낙엽 하나 뒤척거려도 내 가슴 흔들리는데 귓가에 바람 한 점 스쳐도 내 청춘 이리도 쓰리고 아린데 왜 눈물겹지 않겠습니까. 사람과 사람은 만나야 한다기에 그저 한번 훔쳐본 것 뿐인데 하루에도 몇 번이고 매스꺼운 너울같은 그리움 왜 보고 싶은 날이 없겠습니까. 하루의 해를 전봇대에 걸쳐놓고 막차에 몸을 실을 때면 어김없이 창가에 그대가 안녕 하는데 문이 열릴 때마다 내 마음의 편린들은 그 틈 사이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데 왜 서러운 날이 없겠습니까. 그립다는 말 사람이 그립다는 말 그 말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저 달빛은 오늘도 말이 없습니다. 사랑한다면, 진정 사랑한다면.. 그저 멀리서 바라보며 두고두고 오래도록 그리워해야 한다는 말, 어찌 말처럼 쉽겠습니까. 달빛은 점점 해를 갉아..
새가 숨어 우는 줄 알았더니 나무에 핀 꽃들이 울고 있었다. 화병에 꽂으려고 가지를 꺽으려다가 그 마음을 똑 꺽어버렸다. . 그림 페르낭레제 作 새와 꽃/1953년/페르낭레제 국립미술관 소장 . 페르낭레제 프랑스/입체주의 화가/조각가/영화 제작자 입체주의 양식에서 비롯된 독창적인 표현법을 개발했다. '튀비슴(tubism)'이라 명명된 레제의 양식은 색채가 풍부한 원통형의 추상적인 형태들에 초점을 맞추었다. 레제는 화가이자 건축가인 르 코르뷔지에와 화가 아메데 오장팡과 친밀하게 지냈다. 레제는 이들이 주도했던 회화 양식인 순수주의(purism)에 동조하여 단색의 균일한 색으로 넓은 부분을 칠하고 굵고 검은 윤곽선을 사용했다.
비를 타고 내리는 소각되지 않는 외로움에 젖은 눈으로 바라본 유리창 밖 나를 닮은 쓸쓸한 나뭇잎 하나 만나면 어느새 안개 속 환각에 빠져 비 오는 날엔 아무런 준비 없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 석류알처럼 알알이 박힌 추억들이 저마다 그리움이라고, 외로움이라고 비 오는 거리에, 쏟아져 내리고.. 색 바랜 기억속으로.. 회색빛 안개속으로.. 어디쯤 숨었던 희미한 연정이 무념무상으로 흩어지면 비 오는 날엔 그리움으로 외로움으로 어디론가 혼자 떠나고 싶다 어디로 가야할지나도 비도 알지 못하더라도
오늘은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얼굴만 보아도 살짝 미소 짓는 그 모습이 너무 멋져서 행복해지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오늘은 더욱 보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순수하다 못해 여린 마음을 가진 그런 사람 내 마음까지도 맑아 질 것 같은 그런 사람입니다 세상이 거짓되고 모순투성이라도 그 사람은 진실 되고 믿음이 가는 그런 사람과 세상사는 이야기도 나누고 내 모든 것 털어놓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왠지 만나고 싶습니다. 그 눈빛 너무 맑고 그윽한 빛이어서 다가 설 수는 없지만 살짝 미소라도 보내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이처럼 설레임의 마음을 가져다주는 사람 바라만 보아도 행복해질 것 같은 그런 사람을 오늘은 마음 예쁜 그 사람을 기다려 봅니다.
비오는 날, 당신도 혼자인가요. 나도 혼자예요 하늘에서 땅으로 그토록 멀고 먼 여정에도 삶을 이루고 강으로 흘러가는 유리창의 빗방울도 혼자인 걸요 어쩌면 당신과 내가 저 비를 닮은 듯해도 비처럼 흐를 수 없는 건 버릴 것을 다 버리지 못한 탓일까요 무거운 가슴으로 빗물이 고이고 외로움은 연잎의차 한잔을 마시고 있네. 바람처럼 불다가 빗물처럼 젖고 나뭇잎처럼 흔들리다가 낙엽처럼 저물어가는 어차피 인생이란 그런 것, 그러기에 태어날 때 울기부터 한 걸요 창밖엔 비가 내리고 그리움은 젖은 노래를 부르고 있네. 비 오는 날, 당신도 혼자인가요. 나도 혼자예요 우린 처음부터 혼자인 걸요 마지막까지 쓸쓸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