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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에 흐르듯
새벽이 깨이려면 아직도 어둡기만 한 깊은 밤인데 불현듯 잠에서 깨어 당신 생각에 나지막이 당신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까만 밤하늘에 시리게 부서지는 달빛 따라 저 먼 하늘가에 가만히 당신 모습을 그려봅니다 환한 달님은 당신의 얼굴을 담은 듯 밝고 곱기만 한데 왜 이제야 봐주느냐고 투정어린 모습으로 왠지 모를 외로움도 함께 담은 듯해서 울컥하고 눈물바람이 일고 맙니다 이렇듯 설풋한 잠에서 깨어나는 날이면 푸른빛으로 다가오는 새벽은 왜 이렇게 더디 오는지 당신 생각에 불면의 밤을 새워야 합니다 이 세상에서 내 가슴에 담을 수 있는 당신이란 이름 내 가슴이 가슴이 먼저 말했습니다 내 사람이라고 함께 하지 못해 수많은 날들을 하얀 그리움으로 애태워야 한다는 것을 당신은 알기나 할까요 내 아련한 그리움을 저 달빛이 ..
함께 있을 때 설레이는 사람보다는 편해지는 사람이 좋고 손을 잡으면 손이 따뜻해지기 보다는 마음이 따뜻해져오는 사람이 좋고 밥을 먹으면 신경쓰이는 사람보다는 함께일 때 평소보다 더 많이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좋고 문자가 오면 혹시나 그 사람일까 기대되는 사람보다는 당연히 그 사람이겠지 싶은 사람이 좋고 걱정해 줄 때 늘 말로만 아껴주고 걱정해주는 사람보다는 오직 행동 하나로 묵묵히 보여주는 사람이 좋고 친구들 앞에서 나를 내세워 만족스러워하는 사람보다는 나로 인해 행복하다고 쑥스럽게 말해주는 사람이 좋고 술을 마시고 전화하면 괜찮냐고 걱정해주는 사람보다는 다짜고짜 어디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좋고 첫눈이 오면 전화로 첫눈이 왔다며 알려주는 사람보다는 지금 나와 집 앞이다 이 한마디로 보여주는 사람이 좋고 겨..
가끔 만나는 그 자리에서 종이컵에 담긴 인스턴트 커피라도 그대의 마음이 훈훈하다면 친구인 그대가 좋습니다 바라보는 그대의 눈빛 속에서 잔잔한 떨림은 없더라도 환한 웃음을 동반한 이야기를 할 수만 있다면 친구인 그대가 좋습니다 마주보며 아늑함을 느끼며 아픔과 고통을 어루만져 주고 한없는 위로와 작은 소망을 가질 수만 있다면 친구인 그대가 좋습니다 간혹 그대를 볼 수 없더라도 그대를 생각하고 입가에 미소를 흘리며 은혜하는 마음이 가슴 깊은 곳에 있다면 친구인 그대가 좋습니다 그대를 그리워하면 할수록 한줌의 흙과 한 방울의 이슬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을 살고 내일을 설레임으로 기다리기에 친구인 그대가 좋습니다 그대와 나 부부라는 인연이 아니더라도 오래 오래 기억할 수 있는 그대이기에 친구인 그대가 좋습니다
많이 사랑하는 당신을 위해 기다릴 줄 알고 당신을 가장 위하고 사랑하지만 절대로 소유하려 하지않는 지혜를 배우고 싶습니다 너무 많은 사랑을 지닌 당신의 세상에 저의 사랑이란 아주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이겠지만 없어도 좋으나 있음으로 빛날 수 있는 당신에게 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리움에 목마르면 제게 와서 목축이고 세상살이 서러우면 제게 와서 쉴 수 있도록 서로를 위로하며 산다는 크나큰 축복 아래 당신이 있어 저는 아늑한 여운이 남는 시 한 구절이고 싶습니다 때론 당신이 미워질 때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것은 제가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깊어서 그러는 것일 겁니다 보이지 않는 나이테처럼 차분하게 늘어만 가는 삶의 테두리를 위해 노을빛처럼 당신의 그림자로 드리워지고 싶습니다 당신이 때로는 변덕맞은 먹..
나는 외로웠다. 바람 속에 온몸을 맡긴 한 잎 나뭇잎 때로 무참히 흔들릴때 구겨지고 찢겨지는 아픔보다 나를 더 못 견디게 하는 것은 나 혼자만 이렇게 흔들리고 있다는 외로움이었다. 어두워야 눈을 뜬다 혼자일 때,때로 그 밝은 태양은 내게 얼마나 참혹한가... 나는 외로웠다. 어쩌다 외로운게 아니라 한순간도 빠짐없이 외로웠다. 그렇지만 이건 알아다오. 외로워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라는 것... 그래... 내 외로움의 근본은 바로 너다.. 다른 모든 것과 멀어졌기 때문이 아닌 무심히 서 있기만 하는 너로 인해... 그런 너를 사랑해서 나는... 나는 하염없이 외로웠다.
목마른 세월 안고 살다가 맑은 물방울로 목을 축이며 누군가를 마음으로 사랑하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서로 마음의 위로를 받으면서 행복의 커다란 우주를 생각할 정도로 서로 사랑하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혼자 길들일 수 없는 밤 전화를 걸어 자유로운 목소리로 내 가슴에 마음을 가득 채워주고 만나면 가장 낮은 자리에 앉아 술잔에 서로 마음을 띄워마시며 내 가슴에 궤도를 도는 그런 사람 만나 기쁨이 넘쳤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에서 한 슬픔이 다른 슬픔 만나 내 삶에 이미 찾아 들어있는 어떤 기별 채워진 술잔에 내 마음을 마시는 동안 하얀 국수가락에 내 마음 둘둘말아 가슴에 넣는 것을 사랑스럽게 서로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는 사람 만나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바라보면 볼수록 모두가 마음 깊이 들어와 녹슬은 말..
비오는 날이면 나 그대에게 촉촉한 사랑이고 싶습니다 여울지는 빗방울처럼 아련한 그리움이고 싶습니다 빗줄기에 흠뻑젖은 한송이 장미꽃으로 피어 매혹의 향기 나부끼며 그대 가슴에 안기고 싶습니다 비오는 날이면 나 그대에게 사랑스런 연인이고 싶습니다 빗소리에 젖어드는 그리운 사람이고 싶습니다 젖은 어깨 감싸안고 도란도란 속삭이며 작은 우산속에 나란히 걸어가고 싶습니다
천년을 살아도 일그러진 일상보다는 해뜨면 해를 바라보고 달이 뜨면 달을 바라보고 비가 오면 비에 젖어도 보고 누구나 살아가듯 그렇게 같은 하늘 아래 오랜 세월 함께 숨쉬며 당신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나를 위해 사는 내가 아닌 당신을 위해 사는 내가 되고 싶습니다 내 마음속에 들어올 때 시리게 아프고 눈물이 흘렀어도내 마음에서 나갈 땐 소슬바람처럼 작은 흔들림으로 그렇게 떠나가는 당신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내 곁에 머무르기 전에 난 이미 당신 마음안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스치는 인연이 아니라 찢기는 고통안고 살아가는 인연이 아닌 사랑을 머금고 행복한 당신이길 바랍니다 내 가슴에 영원토록 살아 숨쉬는 당신 당신이 내 마음안에 머무르고 있는 한 난 당신을 버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스쳐지나가는 바람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