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결에 흐르듯

왜 그립지 않겠습니까 - 글/김현태 본문

시와 글

왜 그립지 않겠습니까 - 글/김현태

노마GG 2013. 6. 22. 20:14

 

어찌 그럴 수 있겠습니까

낙엽 하나 뒤척거려도 내 가슴 흔들리는데

귓가에 바람 한 점 스쳐도

내 청춘 이리도 쓰리고 아린데

왜 눈물겹지 않겠습니까.

 

사람과 사람은 만나야 한다기에

그저 한번 훔쳐본 것 뿐인데

하루에도 몇 번이고

매스꺼운 너울같은 그리움

왜 보고 싶은 날이 없겠습니까.

 

하루의 해를 전봇대에 걸쳐놓고

막차에 몸을 실을 때면

어김없이 창가에 그대가 안녕 하는데

문이 열릴 때마다

내 마음의 편린들은 그 틈 사이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데

왜 서러운 날이 없겠습니까.

 

그립다는 말

사람이 그립다는 말

그 말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저 달빛은 오늘도 말이 없습니다.

 

사랑한다면, 진정 사랑한다면..

그저 멀리서 바라보며

두고두고 오래도록 그리워해야 한다는 말,

어찌 말처럼 쉽겠습니까.

 

달빛은 점점 해를 갉아먹고

사랑은 짧고 기다림은 길어지거늘

왜 그립지 않겠습니까.

 

왜 당신이 그립지 않겠습니까.

비라도 오는 날에는

기댈 벽조차 그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