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결에 흐르듯
왜 그립지 않겠습니까 - 글/김현태 본문
어찌 그럴 수 있겠습니까
낙엽 하나 뒤척거려도 내 가슴 흔들리는데
귓가에 바람 한 점 스쳐도
내 청춘 이리도 쓰리고 아린데
왜 눈물겹지 않겠습니까.
사람과 사람은 만나야 한다기에
그저 한번 훔쳐본 것 뿐인데
하루에도 몇 번이고
매스꺼운 너울같은 그리움
왜 보고 싶은 날이 없겠습니까.
하루의 해를 전봇대에 걸쳐놓고
막차에 몸을 실을 때면
어김없이 창가에 그대가 안녕 하는데
문이 열릴 때마다
내 마음의 편린들은 그 틈 사이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데
왜 서러운 날이 없겠습니까.
그립다는 말
사람이 그립다는 말
그 말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저 달빛은 오늘도 말이 없습니다.
사랑한다면, 진정 사랑한다면..
그저 멀리서 바라보며
두고두고 오래도록 그리워해야 한다는 말,
어찌 말처럼 쉽겠습니까.
달빛은 점점 해를 갉아먹고
사랑은 짧고 기다림은 길어지거늘
왜 그립지 않겠습니까.
왜 당신이 그립지 않겠습니까.
비라도 오는 날에는
기댈 벽조차 그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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