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결에 흐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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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글

중년의 여름 밤 - 詩/이채

노마GG 2013. 7. 10. 15:34

 

 

화가는 별을 보고 그림을 그리고

시인은 별을 보고 시를 쓰겠지만

나는 별을 보고 추억에 젖습니다.

 

여름이 오고, 또 밤이 오면

밤바람 시원한 창가에서

어린 날의 눈망울처럼

초롱초롱한 별을 바라봅니다.

 

웃고 있어요. 별도 나도

유난히 내 눈에 빛나는 별 하나

나를 알고 있나 봅니다.

 

퍽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별

잊지 않고 기억해줘서 고마운 별.

밤마다 별을 심은 적이 있었지요.

어른이 되면 그 별을 꼭 따오리라 믿으며

우정의 별로 일기를 쓰고

사랑의 별로 편지를 쓰고

소망의 별로 꿈을 꾸던 나이

 

세월은 흘러도 별은 늙지 않고

어느덧 나는 중년이 되었지요.

눈물의 별로 술을 마시고

추억의 별로 커피를 마시는 나이

이제야 비로서 깨닫게 되었지요.

 

별은 따오는 것이 아니라

그리워하며, 이렇게 그리워하며

그저 바라보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