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결에 흐르듯
오늘은 왠지 쓸쓸합니다 - 시/이채 본문
오늘은 왠지 쓸쓸합니다
바람에 나부끼는 가랑잎처럼
어디론가 흩어지는 마음 한 자락
누구를 못 잊어 가슴 아픈 것도 아니고
누구를 부르다가 지쳐버린 메아리도 아니건만
오늘은 그냥 허전합니다.
이슬 맺힌 달빛 고요는 살아온 날의 침묵 같고
풀 섶 헤치는 바람소리는 살아갈 날의 독백 같고
어둠은 별빛으로 흘러 새벽에 이르는 고독 같아
자꾸만 한쪽으로 기우는 생각은 저물어
시간은 걸어가도 나는 방향을 잃었습니다.
이런 걸 외로움이라고 해야 합니까.
쓸쓸한 까닭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버릴 것을 다 버리지 못하고
잊을 것을 다 잊지 못하고
때로는 집착과 욕망으로
나조차 갖지 못한 내 탓입니다.
마음 하나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바로 사람인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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