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결에 흐르듯

“중년의 그리움처럼 비는 내리고” - 글/이채 본문

시와 글

“중년의 그리움처럼 비는 내리고” - 글/이채

노마GG 2013. 3. 12. 14:30

묻으며 살아왔다

잊으며 살아왔다 때로는 버리며

그래도 늘 그리워하며

중년의 그리움처럼 비는 내리고

무엇이 이토록 텅 빈 가슴인가

 

하염없이 고여드는 이것을 어떻게 말할까

이만큼 살고 오늘처럼 비가 내리면

여태껏 살면서

어느 날에도 웃어준 적 없는, 먼 어제로

내가 두고 온 내가 그립다

 

내가 나를 그리워하는 것보다

쓸쓸한 일도 행복한 일도 없겠지만

소리쳐 불러도 닿지 않는 그 곳에

언제나 그대로 나는 서있고

몸 따로, 마음 따로

비처럼 그리움처럼 그렇게 흘러왔다

 

스스로 가볍지 못하여

쌓이는 무게로 내가 무거워

말라버린 자존심 빗물에 젖어가네

에머랄드 빛 향수, 강에 이를 때까지

흘러가는 빗물이 이런 마음일까

 

이제는 낮아진 어깨, 그 위로

중년의 그리움처럼 비는 내리고

, 조금만 더 나를 사랑했더라면

한 번도 안아주지 못한 내 이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