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결에 흐르듯
사랑해서 외로웠다 - 글/이정하 본문
나는 외로웠다
바람 속에 온몸을 맡긴 한 잎 나뭇잎
때로 무참히 흔들릴 때
구겨지고 찢겨지는 아픔보다
나를 더 못 견디게 하는 것은
나 혼자만 이렇게 흔들리고 있다는
외로움이었다.
어두워야 눈을 뜬다.
혼자일 때, 때로 그 밝은 태양은
내게 얼마나 참혹한가...
나는 외로웠다.
어쩌다 외로운 게 아니라
한순간도 빠짐없이 외로웠다.
그렇지만 이건 알아다오.
외로워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라는 것...
그래... 내 외로움의 근본은 바로 너다..
다른 모든 것과 멀어졌기 때문이 아닌
무심히 서 있기만 하는 너로 인해...
그런 너를 사랑해서 나는...
나는 하염없이 외로웠다.
그래요..
한 순간도 빠짐없이 처절하게 외로웠지만
외로워서 당신을 사랑한게 아니었습니다.
다가서면 잡힐 것 같은 당신이었지만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었습니다.
어쩌면 내 외로움의 근원은
당신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심한 당신 때문에
그런 당신으로 인해서
나는.. 나는..
끝없는 외로움에 시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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