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결에 흐르듯
34년 전 추억 오대산 진고개, 노인봉 그리고 소금강.. 본문
■ 2016. 02. 14
■ 오대산 노인봉, 소금강
■ 진고개》노인봉》낙영폭포》민물상》무릉계》상가지역 주차장
■ 산행거리 : 13.05km(GPS)
■ 산행시간 : 4시간 35분
■ 34년전, 당시 진고개는 화전민촌으로 공동우물도 있었고, 마을 뒤편에 텐트를 쳤는데.. 이제 옛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휴게소와 주차장이 반기는데 이곳이 그곳인가 싶기도 하다. 당시에 월정사에서 홀로 오르며 히치하이킹을 하였던 길은 포장도로로 바뀌었다.
히치하이킹한 트럭에는 대학원생 여자 5명이 있었고, 울릉도 가기 전에 소금강을 구경왔다고 한다. 그 인연으로 아침 7시에 함산하였는데 노인봉을 오르던 중 일행 2명이 고통을 호소하며 산행을 포기하는 것이었다. 당시는 대중교통이 하루 2편 정도로 불편했던 시기라 울릉도까지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도와주고자 베낭 3개를 짊어지고 산행하였다.
당시에는 지도도 등로도 변변치 않았기에 노인봉을 오른 후, 소금강 하산길에 알바하면서 갈증을 호소하니 물을 찾아나섰다. 당시는 강원도 산간에서 간첩을 만나는 경우가 있던 시절로 깊은 산중에서 허름한 복장 남자 두 분을 만났는데 무섭다는 생각보다 너무도 반가웠다. 그들은 나를 보고 놀라더니 여기가 어디라고 이곳까지 왔냐며 자기들은 땅꾼이고, 물을 안가지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덕분에 하산길과 물을 구할 수 있었는데 지금 추측해보면 백마봉을 지나 943봉 가까이 간 듯하고, 일행은 1152봉쯤에서 기다렸지 않나 싶다. 갈증과 허기가 얼마나 심했으면 주룸 물주머니에 가득 담아온 물을 행동식 미숫가루와 함께 5명이 거의 먹어버릴 정도였다. 어느덧 시간은 오후를 훌쩍 넘어버렸고, 끝내 두 여자가 소금강이 나를 울린다며 펑펑 울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하산길을 찾아 노인봉으로 되돌아가서 하산할 무렵에 어둠이 자리하였는데 후레쉬는 달랑 내 것 하나 뿐이었다. 식사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고, 지체되는 발걸음에 안되겠다 싶어 깊은 밤 산중에서는 짐승이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거짓말로 발걸음을 재촉하니 그리 울던 여자 발걸음이 왜 그리 빠르던지.. 좀 천천히 가자고 할 정도였다.
밤 10시에 소금강 마을에 도착하였고, 울며불며 하던 여자들이 이제는 다음 날 울릉도에 가지못함에 안타까워 하는 모습에 교통편이 있을까해서 구멍가게를 찾아 강릉나가는 차편이 있냐고 하니 아직 시내로 나가지 않은 배송트럭이 있다고 하여 기사님에게 부탁하여 그녀들을 무사히 시내로 나갈 수 있게 해주었다. 지금 생각하면 베낭 3개를 짊어지고 15시간 산행하였는지 불가사의한 일이다.
34년만에 그 길을 걸었으니 감회도 새롭지만 어둡속 산행이었으니 옛 모습은 기억이 없으니 소금강 풍경이 낯설고 새로웠으니 소금강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에는 원초적 풍경으로 더욱 아름다웠을 듯 싶다. 소금강을 34년만에 찾게 되면서 지난 추억이 생각나니 문득 그 여자분들도 나처럼 다시 찾아보았을까..? 싶다. 힘들게 산을 오르고 나면 깊은 추억으로 승화되어 다시 산을 찾게되는 경우도 많고, 아름다운 풍경은 보지못하고, 힘든 기억만 자리했다면 안찾을 듯 싶기도 하다. 이렇듯 가끔은 젊은 시절 산행추억에 궁금도 하고, 잃어가는 옛 모습에 안타까움도 자리하지만 그 추억만큼은 입가에까지 전해지니 행복한 순간이다.
▼개념도
▼GPS 산행도/이정표상 거리는 14.3km
▼진고개 들머리
▼이렇듯 넓은 평원이 있었던 기억이 나니 아마 34년 전 화전민이 있었던 마을과 텐트를 쳤던 곳이 이곳이 아닌가 싶다.
▼오대산 눈예보에 기대감이 있었는데 가스는 가까운 마루금조차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이니..
▼사람의 편의를 위한 이런 시설물이 싫다. 옛모습 보존하여 후손들에게 건강한 자연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좋은데..
▼크리스탈
▼전날 내린 비로 눈은 씻겨가고 그나마 밤에 내린 진눈깨비 눈에 상고대는 꽃 피우지 못하고..
▼노인봉
▼노인봉 무인관리 대피소
▼소금강 하산길을 34년 전 어둠속에서 걸었기에 낯설고 새롭지만 옛 추억이 떠오른다.
▼휴식겸 점심..
▼낙영폭포
▼광폭포
▼백운대
▼돌 사이에 낑긴 물고기로..? 메기바위..?
▼돌아본 백운대
▼만물상 바위군..
▼방향을 달리하니 남자의 얼굴..
▼위치에 따라 달라진 모습이 웬지 우울하게 느껴진다/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생각에..?
▼여인의 모습..?
▼구룡폭포
▼2단 폭포
▼1단 폭포
▼붕어머리(주둥이)..? 붕어바위..
▼식당암
▼금강사
▼연화담
▼십자소
▼날머리 소금강 안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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