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결에 흐르듯
오대산 오지 을수계곡(홍천) 나물산행.. 본문
■ 2015. 05. 19
■ 오지 을수계곡(홍천) 나물산행
■ 야생화나 나물에 대해서 문외한이었기에 배울겸 따라나선 첫 나물산행.. 오지산행인 만큼 들머리를 지나 계곡을 끼고 찾아오른 능선길 등로는 딱히 길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고도가 1000m 이상 정도 능선에 곰치와 당귀가 보인다.
산행하면서 수많은 야생화와 나물 설명을 들었지만 별 관심이 없어서인지 기억에 없다. 오늘 산행 목적은 곰치와 당귀이니만큼 참치나물, 박쥐나물 등에는 관심이 없었고, 야생화는 카메라에 담으면서 설명을 들었지만 몇개는 이름이 기억났지만 백작약만큼은 순결한 고고함이 느껴지니 오래 기억되었다. 능선에서 처음 접한 곰치에 욕심을 부리니 탐하지 말고 연한 것만 채취하란다.
나물은 멸종을 막고 번식을 위해서 유생까지 모두 채취해서도 안되고 일부 줄기는 남겨두어야 야 내년에도 채취가 가능하단다.
대부분 탐욕에 풀 한포기까지 모두 채취해버리니 그 많던 야생화와 나물이 자취를 감춰버려 끝내는 구경도 채취도 못하는 환경이 되어버렸기에 인간의 어리석음과 탐욕에 우리 강산이 황폐해진 까닭인가 보다. 비록 독초일지라도 뽑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 인간에 해롭기에 조심해야할 뿐이지 자연 생태계에서는 그 또한 필요한 존재라는 이야기가 가슴에 남는다. 자연히 유생은 삼가고 성숙하고 부드러운 곰치만 채취하고는 목표지점으로 나아간다. 곰치와 당귀는 물이 가까이 있고 음지인 곳에 많이 서식한다니 자연히 계곡 주변을 찾아나서는데 길이 장난이 아니다. 짐승도 다니기 어려운 길이니 사람 흔적이 있을리는 없고..
그래서인지 주변에 곰치와 당귀가 원형 그대로 있는 것이었다. 많이 서식하고 있었지만 절제하며 채취하려 하니 이동이 쉽지않다.
상황버섯은 고도 1200~1500m 지점 고사목에서 많이 서식한다며 찾아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오르고 내리기를 수없이 반복한 끝에 상황버섯과 말굽버섯을 채취하였다. 처음 보는 순간 신기하고 경이로웠다. 백문이 불여일견인지 그후로 고사목을 살필 줄 아는 눈썰미도 생기었지만 끝내 원하던 큼지막한 상황버섯은 구하지 못하였는데 비바람까지 불어대니 하산시간도 여의치 않다.
산행도 해야 되지 않겠냐는 생각에 효령봉을 향해 오르는데 계곡의 험한 길과 수풀림이 장난이 아니다. 때로는 네발로 오르며 나아갈 방향을 찾아 오르다 보니 은근히 짜증스럽기까지 하였지만 효령봉에 오르니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기쁨이 자리한다.
기쁨도 잠시 하산을 서두른다. 잠시 후, 해는 산너머로 자리할 터이인데 갈 길이 멀고 험하니 여유를 부릴 틈도 없다. 워낙 험한 길에 고생하였기에 쉬운 능선길을 찾아 나선다. 어느덧 해는 뉘역뉘역 넘어갈 듯하여 지도를 보니 능선은 멀고 길은 찾지못하였지만 다행히 비는 소강상태였다. 하지만 능선길 찾기가 쉽지 않았고 해는 석양빛으로 변해가니.. 험하고 위험한 계곡일지라도 할수없이 계곡으로 하산 결정하였다. 빗물과 이끼에 미끄러운 계곡을 수없이 이리 저리 건너고 넘어지며 하산길을 찾아보지만 쉽지 않았다.
체력이 많이 소진한 상태에서 시간에 쫓기는 초조함이 자리해서인지 왜 이리도 계곡이 길게 느껴지던지..? 처음 시작한 들머리 계곡에 접하였을 때의 안도감이란.. 언제 우리에게 힘든 일이 있었는가 싶을 정도로 마음의 여유가 자리하니 웃음도 묻어나오고 대화도 한결 유쾌함은 충분한 나물채취 덕도 있었으리라.. 덤으로 귀한 버섯까지도 얻었으니 그리고 또 하나의 산 친구, 검둥이.. 들머리에서부터 따라나서더니 산행내내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함께 하면서 정이 들었다. 예상치 못한 일이라 줄 간식도 없었고, 고마움을 표현할 수도 없었으니 산행을 마치고 헤어질 때는 왜 그리 마음이 짠하던지 미안함에 고마움에 검둥이 뒷모습이 어른 거린다. 다음 인연이 또 있을까..? 다시금 찾게 된다면 꼭 검둥이가 좋아하는 것을 가져가고 싶다. 그리고 물에 빠진 생쥐모습으로 먹은 따뜻한 컵라면의 온기마져도가슴 깊이 자리하는 행복감으로 피어나는 나물산행이었다
▼을수골
▼내린천 발원지
▼들머리부터 산행 내내 하산할 때까지 함께 한 검둥이..
▼오지계곡 주변을 따라 곰치와 당귀채취..
▼효령봉 - 산행도 하고 정상에서 인증샷..
▼하산길에서도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우리 주변을 떠나지 않는 검둥이..
점심 때 딱히 줄 것이 없어 콩밥과 흰밥을 주었건만 콩밥은 먹지 않고 흰밥만 먹는 것이었다. 배가 고팠을 터인데..?
▼12시간을 넘게 함께 하면서 정이 들어버렸으니..
▼원점회귀
▼을수골
▼마지막 하산길에도 따라와서 우리를 살피며 정리하고 떠날 때까지도 떠나지 않고 지켜보니 웬지 아쉬움에 눈물이 자리한다
■ 개회상황버섯 - 나물산행 중에 버섯까지 채취할 수 있었으니..
▼말굽버섯
▼편 상황버섯
▼잔나비 버섯
▼박쥐나물
▼곰치(좌)와 동이나물(우) - 동이나물은 계곡 주변에서만 서식하고 곰치는 계곡 및 능선에서도 서식..
▼노루삼
▼백작약
▼명이나물(산마늘)
▼은방울
'오대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대산 비로봉과 효령봉.. (0) | 2017.01.15 |
---|---|
오대산 진고개》대관령 종주 (0) | 2016.10.02 |
오지산행.. 오대산 동피골.. (0) | 2016.05.21 |
34년 전 추억 오대산 진고개, 노인봉 그리고 소금강.. (0) | 2016.02.16 |
오대산 5산 종주 (0) | 2015.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