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결에 흐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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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40년만의 덕유산, 육구종주

노마GG 2014. 1. 12. 18:51

■ 2014. 01. 11

■ 육구종주

■ 육십령》할미봉》서봉》월성재》삿갓봉》삿갓골재 대피소》무룡산》동엽령》백암봉》중봉》향적봉 대피소》향적봉》설천봉》향적봉》

      백련사》삼공 탐방지원센터》삼공리 주차장

■ 도상거리 : 32.5Km

■ 산행시간 : 12시간 10분

■ 덕유산은 40년 전 열 일곱살에 산에 입문하게 된 곳으로 지난 추억에 가슴이 설렌다. 덕유산에 반해 공부하라는 아버지 이야기가 싫어 산을 찾기 시작하였고, 고3에도 열심히 다녔으니 결국 아버지가 포기하였고, 나는 대학 진학을 못하였고 군에 입대하였다.

군에 가기 전 21살 부터는 혼산을 시작하였고, 군대 첫 휴가 나와서도 처음 한 일이 지리산 종주였다. 대학시절 기말고사 끝나면 바로 베낭을 꾸려 일주일도 보름도 한 달도 좋다고 산을 찾아 다닌 정신 빠진 넘이었다. 당시는 지금처럼 교통이 좋았던 시절도 아니었고, 산행지도도 변변치 않던 시절로 등산인구도 많지않아 종일 한 사람 볼까 말까 했던 시절이다 보니 산에서 가장 반갑고, 무서운 것이 사람이었다. 곤경에 처했을 때는 그리 반가운데.. 간첩이 산에 숨어있던 시절이었기에 갑자기 사람이 나타나면 소름이 끼치기도 하였다.

산에서 처음 혼자 잘 때, 달빛 어둠속에서 흔들리는  버드나무 가지가 귀신인가..? 온몸이 오싹하였고, 점차 산에 익숙해지면서 이 모든 것이 자연현상으로 동화되었고, 친숙해졌다. 32년전인가..? 홀로 한 달정도 백패킹 한적이 있다. 목포유달산->홍도->소흑산도->목포->해남 두륜산과 대흥사->영암월출산->남해금산과 상주해수욕장->부산->제주 한라산과 표선해수욕장->부산->대구 팔공산->포항 보경사 계곡->강릉 경포대 해수욕장을 거쳐 귀가하니 기르던 개가 짖고, 엄마도 못 알아보고 누구요? 하였던 추억이 생각난다. 포항 보경사 계곡에서는 2일 동안 장마비에 계곡물이 넘쳐나서 건너갈 곳을 찾아가니 계곡 징검다리 중간에서 젊은 남녀가 우산을 쓰고 키스하고 있는 모습에 영화 "쉘부르의 우산" 한 장면이 연상되었고, 그 모습이 예뻐 한참을 기다렸지만 떨어지지않아 방해하지 않으려고 위험도 무릅쓰고 물에 빠져 옆을 지나니 그때서야 떨어지더라. 비는 엄청 내리는데 돈이 없어 민박할 수 없어 부득이 텐트를 치니 또 다른 산객도 옆에 텐트를 치며 장비를 빌려갔다. 계곡물 소리에  깊은 잠 깨어 밖을 보니 계곡물이 텐트 앞까지 찰랑대는 것이 아닌가..? 옆 텐트 산객은 자기만 살겠다고 온데 간데 없이 철수하였고, 빌려준 장비는 돌려주고 갈 것이지.. ㅎ 아침에 계곡을 둘러볼 생각에 오르니 계곡 건너편에서 조난자가 발생하여 마을로 내려와 조난 신고를 한 기억이 난다. 당시 도로는 비포장도로에 대부분 탄광 화물차들이 다녔는데 가진 돈은 교통비 정도 밖에 없었지만 좀 더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에 힛치하이킹으로 강릉까지 가서 작년 여름 두타산 무릉계곡에서 만났던 산우님들을 만나 경포대에서 하루를 보내고 귀경하였다. 이처럼 돌아다니다 보니 미친 넘 소리도 들을 정도로 철없고 아름다운 시절이었다. 지난 추억은 하루종일 이야기해도 부족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체력도 열정도 시간도 되지 않아 젊은 시절 추억을 상기하면 자연스럽게 미소가 자리한다. 산천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계절은 수없이 바뀌면서 태고의 모습은 사라지고, 인걸도 떠나가 버렸으니 아스라한 옛 추억만 남아있다.

■ 4년전 뇌출혈로 쓰러져 염라대왕과 보름간 함께 있었는데 염라대왕 시중드는 궁녀들이 에뻐 작업하니 염라대왕이 괴씸하고 골치아픈 넘 왔다며 속세에서 좀 더 고생하라고 돌려보내니 덕분에 보름만에 덤으로 사는 삶이 되었다. 염라대왕이 가장 싫어하는 일을 하면 인생을 덤으로 준다는 근거없는 썰이다. ㅎ 우연히 작년 봄 안양 삼성산에 갔다가 잊고 지냈던 지난 추억들이 새록새록 돋아나면서  25년만에 다시금 산을 찾기 시작한지 2년이 다 되어간다. 덤으로 사는 삶이니 건강관리 잘하여 살다 염라대왕에 앞에 가면 염라대왕도 그동안 망가진 내 모습을 알아보지 못하겠지.. ㅋ 

 

▼개념도

▼육십령

▼할미봉

▼할미봉 지나 로프구간(위험구간)

▼서봉

▼서봉인 이곳에서 남덕유산으로 진행하거나..

▼이곳에서 남덕유산을 들렸다 왔어야 하는데 삿갓재대피소로 진행하였으니.. 결국 남덕유산을 가지 못하였다. ㅠ

▼남덕유산으로 진행하였다면 이곳으로 나와 육십령 방향으로 진행하였을 것이다.

▼눈은 내리고...

▼우회하지 않고 삿갓봉으로.. 삿갓봉

▼뒤돌아 본 삿갓봉

▼고목도 덕유산 세찬 바람에 추운지 눈만 삐끔 남기고 망투를 뒤집어 썼군요

▼삿갓골재 대피소 

▼머리, 눈, 코를 보니.. 이도 어느 동물이 눈 위에 턱을 받치고 있는 모습..?

▼무룡산 가는 데크계단 

▼무룡산 

▼무룡산을 지나니 산객들이 강풍을 피해 이름모를 암봉에서 바람을 피하고 있군요

▼산객이 이 곳 만큼은 범하지 않았네요

▼동엽령을 향하는 길은 멀고.. 

▼이번 겨울 덕유산 적설량을 말해주고 있네요

▼눈꽃 터널

▼무슨 동물일까..? 머리만 남기고 흰 밍크코트를 입고 있으니..

▼모처럼 산객이 보이니 반갑다..

▼넘어야 할 백암봉인가?

▼길은 험하고 멀게만 느껴진다

▼세찬 바람에 눈도 미안한양 처마를 만들어 주었지만 내가 가야할 길은 아늑하게 멀기만 하니..

 

▼동엽령 

▼아! 아직도 갈 길은 멀기만 한데 세찬 바람에 몸과 마음이 지쳐간다..

 

▼가야할 곳이 조금씩 조금씩 시야에 다가온다..

▼남쪽 하늘 아래 풍경도 아름답게 느껴지고..

▼지나온 길도 돌아보지만..

▼여전히 가야할 길은 멀다..

▼온 길을 다시금 돌아보니..

▼드디어 백암봉..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백암봉을 돌아본다..

▼그러나 다시금 가야할 중봉은 멀기만 하다..

▼가던 길 잠시 멈추고 지나온 백암봉을 향해 돌아본다..

▼중봉을 오르는 길은 버겹게만 느껴지고..

▼지나온 길 돌아본다..

▼또 돌아보고..

▼또 돌아봐도 중봉에 이르러서는 어떻게 내가 저 길을 왔는가 싶다..

▼중봉

▼이제 저곳만 넘으면 향적봉이 보이려나..?

▼그러나 나를 반기는 건 아고산대 생태계..

 ▼눈과 강풍을 이겨내며 산객들에게 자신의 자태를 뽑내는 이 곳의 주목들..

▼아고산대 생태계를 지나니..

▼또 다른 자연의 신비로움이 발 걸음을 멈추게 하고 내 눈을 사로잡는구나..

▼봉우리를 오르니 향적봉 대피소와 향적봉을 오르는 산객들이 반긴다..

▼향적봉을 오르면서 잠시 대피소를 돌아보고..

▼덕유산 향적봉

▼향적봉의 돌탑.. 

▼향적봉 바위의 암각..

▼설천봉에서 향적봉으로 향하는 산객들..

▼설천봉을 향하는 길에 바위도 돌아보니..

▼기막힌 자태의 주목이 반기고 있다..

▼설천봉

▼곤도라를 타고 설천봉을 오른 산객들은 끊임없이 향적봉을 오르고..

▼잠시 향적봉을 돌아보고..

▼우측으로는 향적봉 대피소가 보인다..

▼백련사 계단

▼백련사에 이르러서는 겨우살이 군락이 많다..

▼백련사 

▼벽련사 보호수

▼일주문

▼안심대(무주구천동 제25경)

▼구천동 보호비

▼구천동 33경 중 제15경인 월하탄은 추위에 꽁꽁 얼어붙고.. 

▼삼공리 주차장에서 바라본 구천동 마을..  뒤로 보이는 산은 칠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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