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결에 흐르듯
독거노인봉사 본문
■ 2014. 07. 14
■ 비위가 약해 조금이라도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자리하였고, 이런 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힙겹게 느껴진 봉사였다. 몇 번 와 본 할아버지댁으로 청결상태가 너무도 걱정스러울 정도로 방에는 벌레들이 득실거리고, 비위가 역할 정도로 냄새가 났기에 무척 힘겹게 느껴졌다. 할아버지 건강도 안 좋으신데 담배는 왜 그리도 피우시고 청결은 포기하고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내가 이 집 만큼은 내키지 않는데 할아버지보다 할아버지를 보살핀다는 보호자 때문이다. 그 분은 자기 형님이라며 매일 보살펴준다고 생색내면서 우리가 방문하면 마치 기다렸듯이 감독관처럼 이것 저것을 지시한다. 도데체 보살핀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는데.. 이번에는 어찌된 일인지 방에도 들어가고 조금은 도와주신다. 물론 지시형이지만.. 생색내지 않으면 밉지나 않을 터인데.. 이분 언행이 내키지 않기에 이 할아버지댁이라면 참석하지 않겠다고 하였지만 어찌하겠는가 싶어 참석하였지만 역시나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봉사하면서 느낀 점이 있는데 대부분의 노인분들이 건강이 안좋고, 거동이 불편하며 생활고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일할 때, 어른들께서 그 정도면 괜찮다며 이제는 자기가 하겠다며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시하시는 모습에 도리어 내가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이곳 만큼은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없기에 조금은 짜증스럽고 힘겹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봉사하러 왔으면 그 이상도 이하도 생각하지 말고 봉사에 충실해야 하는데.. 나이를 먹으면 눈과 귀는 열되 입은 닫아야 하고 가슴은 따뜻하게 해야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너무도 부족한 자신의 모습이다. 노인의 삶을 보면서 내 자신의 미래가 두렵기도 하다. 저 분들이 어찌 저리 살으리라고 생각이나 하였을까..? 살다보니.. 살다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