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결에 흐르듯
Columbus Convention Center(1993,Ohio)/Peter Eisenman/해체주의건축 본문
■ 피터 아이젠만은 그의 도전적인 건축에의 탐구를 통해 널리 알려진 건축가이자 이론가로서 주택 시리즈부터 현재 해체경향을 보이는 이 시점까지 현실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으로 자신만의 건축디자인 방법론을 추구하고 있다
아이젠만은 기존의 것을 거부하는 입장을 취하는데 건축적 접근방식은 어떤 이제까지의 건축적 접근 방법, 전통적 의식, 의미와도 결별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모든 과정에 있어 치밀하게 객관적이길 원하며 새로운 언어와 문법의 창조를 위해 이전의 모든 것을 희생물로 위치 시키고 그 위에 자신이 만든 건축물, 즉 새로움과 건축만을 위한 순수함을 지닌 건축물을 새로운 문법을 지닌 창조물로 위치시키려 하고 있다. 1980년대에 들어서는 현대 건축사 흐름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건축가로서 관심과 명성을 얻고 있다
1. 연 혁
1932년 8월 12일, 뉴욕 출생, 콜롬비아 대학원 도시계획 석사(1960),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 석사(1962), 케임브리지 박사(19630, 1960년 케임브리지 대학, 프린스턴 대학, 예일대학, 오하이오주립대학, 쿠퍼 유니온, 메릴랜드 대학에서 강의하였다.
-1982-1985 하버드대학 아서 로취 건축 교수
-1993 하버드대학 엘리어트 노이 객원 설계 평론가
-1985 제3회 베니스 국제 건축 비엔날레 돌사자상 (로미오와 줄리엣)
-1991 미국건축가협회가 수여하는 최고영예상 수상(누노타니 사옥, 코이즈미 상요 본사)
제5회 베니스 국제 건축 비엔날레 미국 대표건축가로 참가
-1993 미국건축가협회가 수여하는 최고영예상 수상(웩스너 센터)
-2013 현재 건축 도시계획 연구소 운영(IAUS)
2. 건축관
"케네스 프람톤(Kenneth Frampton)에 의한 5가지 현대건축 발전경향" 중 피터 아이젠만의 건축은 "구조주의"에 분류된다.
그리고 포스터 모던(Post Modern)건축에서 보여지는 팔라디오(A. Palladio)의 건축을 모범으로 역사, 고전, 절충적이며 동시에 비기계적적인 것에 반해 아이젠만의 건축언어는 역사적이고 고전적인 것을 부정하며 어느 정도 기계적인 경향을 갖는다. 따라서 초기의 아이젠만의 건축언어는 포스트 모던건축에 약간의 일면성을 가진 레이트 모던(Late Modern)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아이젠만의 건축은 해체적 경향을 갖는 복합적인 건축개념을 지니고 있다. 또한 건축의 요소들을 언어작용의 시스템으로 간주하여 언어로서 문장이 구성되듯이 건축형태의 생성과정을 연구하는 통사론을 전개, 탐구하고 있는 건축이론을 전개하고 있다.
아이젠만은 이러한 체계적·형식적·개념적인 건축작업을 하여 현대건축 발전에 지적인 자극을 계속 제공하고 있다. 언어 중심적 건축경향을 보이는 대표적 건축가라고 할 수 있는 아이젠만은 구조주의와 포스트구조주의적 언어관 모두에 영향을 받아 이를 자신의 건축원리로 응용하였는데 구조주의 언어학자인 촘스키와 포스트구조주의 철학자 데리다로부터 각각 '변형생성문법이론'과 '해체이론'을 도입하여 '변형'과 '분해'로 특징지을 수 있는 설계과정을 전개시키고 있다.
아이젠만은 이 해체개념을 받아들여 '분해'라는 자신의 분석적 도구를 만드는데 그 자신도 이 '분해'라는 용어는 문예평론가가 '해체'라는 용어로 유사하다고 말한다. '분해'라는 과정은 형태라는 주어진 조건에서 출발하여 형태의 통일에서 이탈하는 것을 뜻한다.
결국 이것은 그가 과거에 행하였던 '변형'이라는 원형지향적인 특성을 버리고 '분해'라고 명명되는 다양한 방향으로의 궤도 수정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분해'의 개념은 통일성, 전체성을 만들어내는 개념을 부정하는 것이며 기존 설계과정의 역을 취한다.
'변형'의 과정을 통해 스스로 존재에 도달하기까지 기호로서 오브제를 가지고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로부터 복잡한 형태의 구조를 합리적으로 조성하려는 것이었다면 '분해'의 과정은 감춰지고 잠재적인 개념화의 수단을 찾아내기 위한 방침으로 사용되고 있다.
오늘날 미국 건축은 크게 두 가지 경향으로 나뉘어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근대주의는 여전히 그 생명력이 유효하다. 따라서 작금의 예술사조인 포스트 모더니즘에 대한 방어자적 특성을 보이는 경향이다. 여기에는 "The Whites"와 함께 페이(I.M.Pei), 폴 루돌프(Paul Rudolph) 등의 건축가가 대표적 인물이며, 이 부류에 속하는 건축가 집단을 건축사적으로 네오 모더니스트라고 한다.
또 다른 경향은 "The Whites"의 이념에 적대적인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마이클 그레입스, 로버트 스턴 등으로 대표되는데 이들 건축가 집단은 지나온 건축역사의 참조사항을 적어도 형태나 건축물의 파사드 등에 다시 복원하려는 작품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포스트 모던적 경향이라 할 수 있다. 즉, 모더니즘의 탄생적 배경이자 주도적 이념인 역사와의 단절을 유지하느냐 아니면 계속적인 현상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미국 현대 건축의 흐름을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하나의 큰 줄기에 피터 아이젠만이 있다는 점은 그의 건축적 영향력을 충분히 짐작케 하며, 페러다임은 병립할 수 없어도 현상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오늘날 세계 건축은 포스트 모던이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가짐과 동시에 네오 모던의 건축물도 꾸준히 지어지고 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 이들 두 가지의 강력한 관성축에 덧붙여진 경향 가운데 하나로 전통적 형태와의 극단적인 단절을 표방하는 조류가 형성되었는데 이 흐름을 주도하는 인물은 프랭크 게리와 "The Whites"의 멤버였던 이론가 피터 아이젠만이다.
이제 그 경향은 완전한 지배적 위치에 자리메김하고 있으며 세인은 그들의 경향을 해체주의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므로 오늘날 지배적 건축사조인 해체주의는 피터 아이젠만이 주도했던 30년 전의 건축운동과 맥을 같이 하고 있으며 언제나 역사의 흐름 전면에 등장하여 그 흐름을 이끌어 가는 현대 건축가 피터 아이젠만은 그래서 주목해야할 건축가인 것이다
3. 대표적인 건축물
1)베를린 집합주택(Berlin/Germany, 1981~1985)
이 설계에서는 도로축과 일부 평면축을 어긋나게 조합하여 컨텍스트와 상징성을 해결하고 있다. 이것은 공동주택에서도 70년대의 주택작품에서 나타나는 입방축과 그리드축을 어긋나게 한 보편적인 방법을 취하고 있다
2)아로노프 예술대학 센터(Aronoff Center for Design and Art )
아이젠만의 해체주의 이론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건축물로서 접합과 교차의 기하학에 근거하여 고안된 기능적 디자인에 따른 것이다.
3)아헨 버스 정류장(Bus Shelter)
이 디자인은 '접기' 방법을 기본으로 하며, 단순하지만 형태는 모두 다르다
4. 제품에 입힌 디자인 철학
아이젠만은 실무 디자인을 시작한 이래로 지속적으로 제품 디자인에 관심을 가졌다. 제품 디자인에 관심을 가진 다른 건축가와 차이가 있다면 매우 직설적일 정도로 철저하게 자신의 건축 개념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아이젠만이 디자인한 반지는 이러한 그만의 독특한 디자인 철학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한 눈에 건물과 같은 형태를 지님을 알 수 있다.
이 반지를 디자인하기 위해서 한 스케치를 살펴보면 놀라울 정도로 건물을 디자인하는 것과 동일한 과정을 거쳤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곧 그가 지닌 건축 철학을 반지에 가감없이 접목했음을 상징하며 특히 흥미로운 이유는 평면적 형태를 넘어 입체적 구성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따라서 하나의 건물처럼 다양한 모습의 입면을 갖는 반지가 탄생했다. 아이젠만이 이 반지를 선보인 후에 “보석을 세운다”는 표현까지 등장한 바 있다. 그만큼 아이젠만은 반지 디자인을 통해서 건축과 디자인의 경계를 허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 그가 디자인한 의자 역시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보편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의자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지닌 아이젠만 의자는 반지와 동일한 접근방식을 지닌다. 아무런 장식이 없는 의자는 마치 육중한 건물 같은 모습이다.
그런데 이 의자의 백미는 바로 의자 옆면의 장식이다. 건축 전문가가 아니면 본 장식을 단박에 알아차리기 어려운데 이는 아이젠만이 즐겨 사용하는 평면과 입면의 구성이다. 수직, 수평의 선을 이용하여 다양한 공간 구성을 드러내어 조금 더 복잡할 뿐, 앞서 설명한 반지에서도 비슷한 원리를 실험했다고 할 수 있다. 아이젠만은 자신이 디자인한 건물을 옷으로 만들어서 입고 등장할 정도로 개성과 유머가 넘치는 건축가인데 이는 자신만의 건축철학을 건물 디자인을 넘어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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