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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의 낙서 - 詩庭 박태훈의 해학이 있는 아침 중에서

노마GG 2013. 11. 28. 17:24

 

어느 노인당에 이런 문구가 낙서되어 있었습니다.

"며느리에게 욕 안 얻어먹고 싶으시면 눈을 감으시오"

그 낙서를 써둔 할머니는 몇 달 전에 돌아 가셨습니다.

 

살아생전 하는 이야기가

눈만 뜨면 며느리 잘못이 보여 잔소리를 하게 되고

결국 싸움밖에 남는 것 없고

며느리 동네방네 헛소문 내고 다니고

며느리가 담배를 피던 술을 먹던 무엇을 하던

상관 하지 말라고 생전에 할머니는 말씀 하시곤 했습니다.

 

살아 보니까 그렇다는 것이랍니다.

자식이라고 믿고 답답한 심정 말을 하면

아들놈 그 놈들도 똑 같다고

아들에게 이것 저것 말을 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어쩌다 한 소리 해놓으면

 

어느새 제 마누라에게 어머니가 그러는데

무슨 일 하지 말라네. 하면 며느리 하는 이야기

할머니가 미쳤는갑네... 웬 참견이여

돌아오는 건 욕.

아들이라고 믿고 말 했다간 며느리 아들 연합군에게

당하는 수밖에 없다는 항상 말씀 하시던 그 할머니

 

이제 그 할머니는 소원대로 눈감고 무덤 속에 계시니

속상할일도 걱정 할일도 없을 것이며

며느리에게 욕먹을 소리는 안 하시겠지요

 

할머니가 낙서 같이 써둔 낙서 글이 명언이 돼 가고 있습니다.

그 낙서를 읽어본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맞는 말이네 꼭 그래 맞아 맞아 감탄을 한답니다.

 

"며느리에게 욕 안 얻어먹고 싶으면 눈을 감으시오"

어쩜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이 꼭 기억해 둬야 할

명언일 것 같지 않습니까.

 

변해가는 효도문화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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