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슬픈 이야기

동반자살 세 모녀, '고단한 삶' 뒤로 하고 하늘 나라로…

노마GG 2014. 3. 11. 16:30

 

 

■ 고된 삶이 버거워, 이겨내기가 너무 힘들어 집주인에게 밀린 집세와 공과금 70만원을 남긴 뒤, 생활고를 비난해 동반자살한 세 모녀의 집이 2월 28일 비워졌습니다.

세 모녀는 지난 26일 오전 8시 30분께 집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이들 옆엔 타다 남은 번개탄이 있었다.

이 분들이 유서에 남겼던 '죄송합니다'는 우리가 해야할 말입니다.

 

세 모녀의 짐은 철거업체가 정리했다. 2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정리할 것도 별로 없었다고 한다. 세 모녀가 떠난 자리는 초라했다.

집 구석구석에 먼지 덩어리가 굴렀고 낡고 뜯어진 벽지 사이로 콘크리트가 드러났다.

큰 방은 사람 셋이 누우면 딱 맞을 정도로 비좁았다.

작은 방엔 누렇게 변색된 구식 대형 컴퓨터 2대가 놓여 있는 단출한 살림살이는 

이미 세상을 등진 세 모녀의 삶을 그대로 보여줬다.

냉장고 안에는 김치 등 반찬, 밥솥 안에는 밥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숨진 세 모녀가 9년 동안 살았던 작은 안식처였던 지하 셋방은 사흘 만에 텅 비어져 버렸습니다.

 

그들이 살던 이곳에는 주인없는 우편물만 남았습니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이 곳에는 쪼들리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흔적들이 남아 있었는데

12년 전 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사진이 방에서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놓여 있었습니다

어머니 박모씨는 몸이 아픈 두 딸을 대신해 식당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갔는데..

뒤늦게 발견된 어머니 가계부에는 구입한 과자의 이름, 감자 몇 알 정도

700원짜리 라면 하나까지도 꼼꼼하게 적혀있는 등 어떻게든 살아보려했던 간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보는 이의 마음에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두 딸은 만화가를 꿈꿔온 듯 작은 방낡은 책상 위에는 만화가를 꿈꿨던 딸들이 그린 습작노트도 놓여 있었습니다

벽에 일본 연예인 포스터도 붙어 있었다. 달력에는 이달 19일을 '삼촌 생일'이라 적어둔 표시가 보였다

대문 앞에 쌓인 짐들 사이로 큰 딸(35)과 작은 딸(32)의 초·중·고등학교 졸업장이 눈에 띄었다

5∼6권의 앨범에 박씨 부부의 신혼 시절부터 두 딸의 성장과정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남편과 박씨, 두 딸이 환하게 웃는 단란했던 한때의 액자 사진도 인부들이 정리했다

남편은 12년 전 방광암으로 숨졌고, 그 이후인 2005년 세 모녀가 이곳으로 이사왔다고 한다

 

이 흔적들이 철거업체에 의해 사라진 그 시각.

세 모녀의 시신은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되어 추모공원 뒤 동산에 뿌렸습니다

마지막까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집세와 공과금 70만원을 담아두고 떠난 세 모녀..

고단함이 없는 곳을 향해 한줌의 재로 흩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