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지리산 화대종주(화엄사~대원사)

노마GG 2012. 12. 10. 16:18

■ 2012년 7월 14일(토)

■ 지리산 화대종주(화엄사~대원사)

■ 화엄사》노고단임걸령화개재토끼봉연하천산장형제봉벽소령세석산장장터목산장천황봉중봉치밭목대피소

      대원사유평리 버스주차장

■ 도상거리 : 46.2Km

■ 산행시간 : 18시간 30분(02:00-18:30)

■ 산행날씨 :흐린 후 비

■ 백두대간할 때, 니콜님이 화대종주를 제안한다. 지리산 종주는 두 번 정도 하였지만 벌써 30년이 지났다. 그때는 화대종주 코스가 없었던 걸로 기억된다. 25년만에 등산을 다시 시작하면서 한 번 쯤은 도전하고픈 코스라는 것을 알았기에 흔쾌히 OK하였다.

대간 동료인 경훈님도 OK하면서 3명이 결성되었다. 화대종주 정보를 수집하면서 7월28일과 8월11일중 택일하였지만 8월 11일은 더울 듯 싶어 7월14일로 정하니 니콜님은 OK, 경훈님은 아들 면회로 어렵다고 하여 니콜님과 둘만 가기로 결정하였다.

산행 날짜가 다가오니 은근히 긴장감이 자리하였다. 도상거리 46.2Km, 15시간~18시간정도 예상하는데.. 요즘 무릎이 좀 안 좋기에 이상만 없으면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출발 전날 밤 기상예보가 오전 5~9mm, 오후 25~49mm, 비예보에 기상청에 전화하니 장마철에 20mm 정도의 비에도 천둥번개가 따를 수 있다고 한다 천둥번개가 마음에 걸렸지만 이도 추억이 아닐까 싶었는데 11시 일기예보가 나쁘지않아 강행하기로 한다.그런데 버스표도 열차 좌석도 없다. 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영등포로 달려가니 표가 있다.

누군가 취소한 것인지 감사한 마음이다. ㅎ 우리는 7시 39분 무궁화호를 타고 가는 가슴이 설렌다.. 어제는 긴장감이 있었는데 이제는 엔돌핀이 솟고 흥분된다. 천둥, 번개가 쳐도 좋고.. 일단 시작하면 해낼터이니 이 모두가 추억이 될 것이다. 분명 얼마나 힘들고 아름다운 경험이 될 터인데.. 어찌 흥분되지 않겠는가.. 

 

▼개념도

▼영등포~구례구간 무궁화호 좌석표

▼저녁식사는 열차내 도시락과 샌드위치로..

■ 11시 56분 구례역에 도착하니 등산객은 우리밖에 없다.. 비는 오지않고 있지만.. 정신나간 사람들이 또 있을까 싶다.. ㅎ    서울서 미리 예약한 콜 택시를 타고 화엄사로.. 0시 30분부터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화엄사에서 노고단까지 7Km 초반부터 체력을 소진하는 코스로 3시~3시간30분 정도 예상했고, 4Km 지점을 1시간에 통과하였다. 이후 코재까지 오르막 길인지.. 짜증날 정도다.

▼집선대

▼노고단까지 2시간 30분.. 대피소 계단에 걸터앉아 참외로 에너지 보충하였는데.. 참외가 이리 단 과일인지 몰랐다.ㅎ

▼임걸령 - 임걸령에 도착해보니 여전히 보이는 것 없어 인증샷만 남기고, 노루목을 향해 걸음을 재촉한다.

▼삼도봉

▼여명이 찾아들면서 웅장한 지리산이 서서히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으나 한 여름 푸르름은 운무에 덮여 아쉬움이 자리한다.

■ 화개재

화개재를 지나면서부터 찾아드는 졸음.. 걸으면서 졸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정신이 혼미해지고 발걸음이 무겁다.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 완주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겨우 10여Km  왔는데.. 내가 이 정도 밖에 안되었단 말인가..? 정말 미치겠다. 내가 싫어진다. 그래도 가야겠지. 나만의 문제가 아닐테니 가야한다.. 졸음.. 이 졸음을 쫒아버려야 하는데.. 정말 미치겠다

▼연하천대피소

▼아침식사로 삽겹살.. ㅎ 음식앞에서는 졸음도 도망가 버리는군요ㅎ 1시간의 식사와 휴식으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자리한다

음식과 휴식이 힘이 되어 세석대피소로 부지런히 간다. 대간팀과 함께 귀경할 수 있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형제봉 앞에서.. 바람 한 점없이 산행하다가 불어오는 골바람이 산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니..

▼운무에 흐릿해진 형제봉, 거리가 짧아 앵글이 안 잡혀서.. 되는대로... ㅎ

▼벽소령대피소, 그나마 대피소에 오니 등산객들을 볼 수가 있더군여..

▼칠선봉, 벽소령을 지나면서부터 가는 비가 서서히 비치기 시작했으나 산행하기에 큰 무리가 없어 베낭 커버만 씌우고 산행..

▼운무에 가려진 세석대피소

▼세석대피소는 들르지 않고 뒷편에서 전경만 찍고 등로에서 인증샷

▼운무를 배경으로 한 컷... 정말 지리산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닐지 싶은데 사진이..

▼지리산 마루금을 따라 흐르는 운무가 마치 한무리의 군마가 희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는 듯한 모습.

▼연하봉             

▼구름에 가려진 장터목대피소 - 가까운 거리이건만 구름이 저리도 자욱이 지리산을 덮어버렸으니.. ㅠ

▼쥐가 잘 안난다는 니콜님이 제석봉을 오르면서 다리에 쥐가 나버렸으니.. ㅠ

▼천황봉 아래 통천문에서..

▼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니콜님이 스틱까지 사용해가며 천황봉을 오르는 모습이 안타깝고 걱정된다..

▼천황봉.. 천황봉에 도착하니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고, 옷은 모두 젖었지만 그대로 산행하기로..

▼대원사 11.7Km 버스정류장까지 가려면 13.7Km 길다.. 갈 길이 멀다.. 도데체 이 구름.. 구름 속을 소원없이 걸었다..

▼중봉

▼써리봉

▼치밭목대피소   천황봉에서 4.0Km지점. 짜증날 정도로 힘든 너덜길이다. 오후 4시에 치밭목 대피소에 도착하니 아직도 9.7Km를 더 가야한다. 해지기 전에 도착해야 하는데 끝이 보이지 않는다. 다시는 걷고 싶지 않은 대원사 길이다. 도데체 이 길의 끝은 어디인가..? 빗줄기는 굵어지고, 숲 속이라 곧 어두워질 것 같은데 아직도 3.6Km 남았다. ㅠ

▼대원사 도착...(18:30) 

■ 오후 6시30분 대원사 도착. 유평리 버스주차장까지 2Km.. 상쾌한 기분으로 룰루랄라 버스주차장으로 향하였다. 유평리에 도착하니 오후 7시. 총 소요시간 18시간 30분, 긴장감과 설레임으로 시작된 화대종주, 완주의 기쁨을 원지 추어탕집에서 추어탕 한 그릇으로 행복을 누리었다. 비록 안개와 구름으로 지리산의 아름다운 풍광은 볼 수 없었지만 또 다른 추억을 우리에게 주었다

 궂은 날씨를 뻔히 알고서도 시작한 46.2Km의 화대종주가 조금은 어리석은 일이라 할 수 있겠지만 설레임과 흥분이 의지력으로 승화되지 않았나 싶다. 무엇보다도 니콜님 의지력에 찬사와 함께 완주를 축하드리고, 함께한 화대종주 즐거웠습니다